안녕하세요. 심심의 채운석입니다.
통통톡이 여러분들의 참여에 힘입어 출범한 지 9년여 되었습니다.
시작 때의 계획과 달라진 점도 있고, 구성원 역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파업 이후 겪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키는 연대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어지던 죽음이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택의 ‘와락’을 찾았고,
그 방문이 계기가 되어 ‘심심’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와락, 심심 등 여러 조직들이 네트워크를 이루어 서로에게 힘이 되자는 취지에서
오늘의 ‘통통톡’(사회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 네트워크, 通統talk)이 태동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들이 충분한 재정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주요 활동가들은 시간과 마음을 쏟아 각기 다른 색깔과 모습으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공감과 염려를 보냈습니다.
‘내가 그 아픔의 일부를 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시간이 흐르며 의미 있는 일들을 조금씩 만들어내고 세상과 소통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채, 세상의 아픔만 안고 쫓기듯 일에 매달려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고생한 이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전하는 데도 부족했고,
지방에서 빠짐없이 올라와 자리를 채워준 분들께 저녁 한 끼 나누지도 못했습니다.
지난 운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운영위원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둘러보면 저희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재정도 사람도 늘 부족해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통통톡을 함께 시작했던 여러 동료들이 건강 등 각자의 사정으로 쉬거나 떠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그 시점이 오겠지만, 시작했으니 적어도 10년은 함께하자고 다짐해왔습니다.
이전의 든든한 동지들이 그랬듯, 저도 그 마음 이어 받아 시간과 마음을 더 쏟아보려 합니다.
物有本末(물유본말) 事有終始(사유종시) 知所先後(지소선후) 卽近道矣(즉근도의)라.
(사물에는 본말이 있고, 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다.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 지 안다면, 도에 가깝다 하겠다).
며칠 전, ‘심심프로그램’ 공부모임을 이끄시는 노경선 선생님께서
강의 중 칠판에 知所先後라는 글자를 적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상담사가 치료 과정에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분별할 수 있다면,
그 상담은 훨씬 더 부드럽고, 내담자의 고통도 더 잘 보듬을 수 있을 것이라고요.
저도 조심스럽게 다짐해봅니다.
이제부터는 내부의 지혜를 모아 여러 일들 중 우선순위를 가려가며 일하기,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타인의 아픔에 민감함을 잃지 않되 내 마음도 함께 돌보기를
조금씩 실천해 가면 좋겠습니다.
그간 헌신해 오신 분들, 그리고 새롭게 힘을 모아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10년이 되는 날, 새 주체들이 새 설계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5.5. 채운석 드림
안녕하세요. 심심의 채운석입니다.
통통톡이 여러분들의 참여에 힘입어 출범한 지 9년여 되었습니다.
시작 때의 계획과 달라진 점도 있고, 구성원 역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파업 이후 겪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키는 연대 활동에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어지던 죽음이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택의 ‘와락’을 찾았고,
그 방문이 계기가 되어 ‘심심’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와락, 심심 등 여러 조직들이 네트워크를 이루어 서로에게 힘이 되자는 취지에서
오늘의 ‘통통톡’(사회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 네트워크, 通統talk)이 태동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들이 충분한 재정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주요 활동가들은 시간과 마음을 쏟아 각기 다른 색깔과 모습으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공감과 염려를 보냈습니다.
‘내가 그 아픔의 일부를 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시간이 흐르며 의미 있는 일들을 조금씩 만들어내고 세상과 소통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채, 세상의 아픔만 안고 쫓기듯 일에 매달려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함께 고생한 이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전하는 데도 부족했고,
지방에서 빠짐없이 올라와 자리를 채워준 분들께 저녁 한 끼 나누지도 못했습니다.
지난 운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운영위원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둘러보면 저희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재정도 사람도 늘 부족해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통통톡을 함께 시작했던 여러 동료들이 건강 등 각자의 사정으로 쉬거나 떠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그 시점이 오겠지만, 시작했으니 적어도 10년은 함께하자고 다짐해왔습니다.
이전의 든든한 동지들이 그랬듯, 저도 그 마음 이어 받아 시간과 마음을 더 쏟아보려 합니다.
物有本末(물유본말) 事有終始(사유종시) 知所先後(지소선후) 卽近道矣(즉근도의)라.
(사물에는 본말이 있고, 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다.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 지 안다면, 도에 가깝다 하겠다).
며칠 전, ‘심심프로그램’ 공부모임을 이끄시는 노경선 선생님께서
강의 중 칠판에 知所先後라는 글자를 적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상담사가 치료 과정에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분별할 수 있다면,
그 상담은 훨씬 더 부드럽고, 내담자의 고통도 더 잘 보듬을 수 있을 것이라고요.
저도 조심스럽게 다짐해봅니다.
이제부터는 내부의 지혜를 모아 여러 일들 중 우선순위를 가려가며 일하기,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타인의 아픔에 민감함을 잃지 않되 내 마음도 함께 돌보기를
조금씩 실천해 가면 좋겠습니다.
그간 헌신해 오신 분들, 그리고 새롭게 힘을 모아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10년이 되는 날, 새 주체들이 새 설계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25.5. 채운석 드림